Leopard
한국에 계신 여성분들 절대로 망설이지 마세요
2017 South Korea
하기전엔 무서웠지만, 하고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일단 나는 저혈압으로 작년에 쓰러진 적이 있기 때문에 피를 어마어마하게 흘린다는 말을 듣고 무서웠다. 그래서 아.. 그냥 수술을 해야하나 싶었지만 마취하는게 더 무섭고 몸에 더 안좋을것 같아서 약으로 선택했다. 사실 나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 거주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 사이트가 한국에 있는 여성분들에게도 약을 보내주고 있고 한국에 있는 여성분들이 원치않는 임신, 하지만 불법이라는 어마무시한 이름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걸 알기 때문에 여기에 후기를 남긴다. 남자친구랑 어떻게 하다가 임신이 됐다. 처음엔 몰랐다. 하지만 생리 예정일 마지막날이 지나도록 생리가 시작하지 않았다. 그래서 임신 테스트기를 했는데 역시나 두줄이었다. 임신테스트기 3개 사서 해봤는데 다 양성이었다. 그리고 체온이 너무 높아서 항상 너무너무 덥다. 가슴이 생리때와는 다르게 어마어마하게 부풀고 좀 심하게 아프다. 가만히 있어도 가슴이 부풀어올라서 불편하다. 그리고 심각한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그래서 바로 수술을 해야하나? 생각하다가 평소에 한국인으로서는 듣도보도 못한 낙태약이 있다고 남자친구가 말을 했다. 그래서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서 "그거 사후피임약 아니야???? 낙태를 하는 약이 있다고?????" 말도 안된다고 따졌다. 근데 진짜였다. 정말 머리를 띵하고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씹선비 헬조선에선 감히 여자가 낙태를 하는건 걸레처럼 문란하게 살다가 나몰라라 무책임하게 창녀들이 하는 행동이라고 취급한다. 그래서 그런 정보에 대해서도 네이버 검색해도 거의 없을 뿐더러 아주 의심가는 극소수의 광고만이 나오기 때문에 이거 뭐지?? 싶다. 근데 구글링해보면 상황은 아주 달라진다. 실존하는 것이다. 쉬쉬하며 불법으로 낙태수술을 하는데다가 비위생적이고 여자 몸에 무리가 많이하고 후유증이 많이 남는 무시무시한 수술이 아니라 훨씬 더 안전하게 자연유산을 유도해서 낙태를 할 수 있다. 하긴 지금 시대가 어느땐데 ... 참 문화가 중요하다 싶었다. 하튼 나는 평소에 놀이기구도 잘 못타고 기립성 저혈압이 평소에도 있고 몸이 아주 차가워서 겁이 많다. 그리고 생리통도 평소에 없다. 피를 어마어마하게 흘리고 심각한 생리통 같은 느낌이 동반된다 하기에 엄청나게 겁을 먹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Planned Parenthood라고 낙태/피임 전문 의료기관이 있다. 거기에 예약을 잡고 초음파를 받았다. 낙태를 죄악시하는 한국과는 달리 아주 침착하고 아무일 아니라는 듯이 간호사들이 나를 대해줬다. 오늘 누구랑 왔는지, 같이 온 사람이 결정을 존중해주는지 묻는다. 그외엔 전혀 없다. 아주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의료활동이다. 감기 걸리면 병원에 가듯이. 근데 가격은 이 사이트에서 약만 사먹는것보다 훨씬 비싸다 $500정도이다. 그리고 초음파검사를 하고 나면 전문 간호사랑 앞으로 피임을 어떻게 할건지, 영구피임을 할 수 있는 시술 방법도 소개해준다. 그리고 그 앞에서 항생제랑 첫번째 약 먹고 집에 간다. 첫번째 약을 먹고 다음날 괜찮았는데 시간이 더 지나니까 토을 주룩주룩 했다.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토를 하고나니까 좀 괜찮긴 했지만 이미 임신이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입덧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48시간 안에 두번째 약을 먹었다. 남자친구가 퇴근하고 같이 자연스럽게 저녁먹고, 남자친구가 너가 잠들기 직전에 약을 먹어서 최대한 안 아프도록하자 해서 그렇게 했다. 그래서 거의 밤 9시가 다 되어갈 쯤 오버나이트 초대형 생리대를 낀 다음진통제를 먼저 먹고 (진통제 효과가 약먹는 즉시 나타나도록 먼저 먹으라고 지시해준다) 30분뒤에 두번째약 4알을 혀밑에 넣었다. 가루약 먹듯이 불쾌한 느낌은 아니었다. 15-20분쯤 지나면 다 녹는다. 피 나는것은 즉시 시작되지 않았다. 그런데 약이 다 녹고 10분이 지나니 온몸이 덜덜덜덜 떨리면서 오한이 찾아왔다. 너무 추웠다. 그래서 두꺼운 이불 2개 덮고 누워있었다. 추워서 약간 머리가 띵하면서 몸살걸린 느낌이었다. 외, 엄청 아플 때 머리가 지끈지끈하면서 별로 정신이 없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조금 떨다가 배가 약간 설사할 때처럼 땡기는 느낌이 들다가 잠이 들었다. 나는 엄청 운이 좋은 것 같다. (7주차 한국에서 배송받으시는 분들보다 빨리 해서 그럴 수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몇시간 뒤에 잠에서 깨보니 생리대가 다 젖고 넘쳐 있었다. 그래서 생리대를 갈고, 몇 시간 뒤에 또 깨서 갈고 총 오버나이트 4개를 썼다. 그 다음날 부터는 생리대가 그렇게 큰 게 필요하지 않았고 소형, 중형 정도만 있으면 됐다. 다음날 바로 일어나니 임신끼가 아예 없어서 몸이 임신하기 전처럼 엄청나게 가뿐했다. 기분이 진짜 좋았다. 오랜만에 맛있는 것도 엄청나게 많이 먹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과식해도 더부룩하지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이 많이 아프지도 않고 골칫거리를 해결했으니 말이다. 진짜 기분이 좋았다. 뛰어다닐 수도 있고 가슴도 말랑말랑해서 아프지도 않고 이걸 왜 불법이라고 하는건지 이해가 안갔다. 그리고 일주일 뒤 부터는 피도 별로 나지 않아서 탐폰끼고 수영장도 갔다. 그리고 1.5~2주 정도 되면 피가 안나오는 날도 있다가 또 나오다가 한다. (설명서 그대로다). 그리고 3주가 되니 피가 나오지 않는다. 이제 4~8주내로 정상 생리 주기가 돌아온다는데 생리주기가 찾아올 것 같다. 약 먹고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도움이 많이 안 된 것 같아 죄송하지만 정말 걱정하지 말고 죄책감 가지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배송기간이 좀 오래걸리는게 흠이지만 걱정되시는 분들은 약을 미리 사놓는 것도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임신하는 건 정말 힘들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애기 안좋아한다.
낙태의 불법 성이 감정에 영향을 미쳤습니까?
No. 죄의식 전혀 없었다. 한국에서 낙태하는거 불법이라고 학교다닐때 임신 중절수술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교육시키고 어마어마한 죄악이라고 교육시킨다. 임신 중절수술 비디오.. 그거 다 조작이다. 불가능하다. 그리고 아기 낳는 과정이 TV에서 보듯이 아름답거나 하지 않고 정말 임신 해보니까 좆같았다. 예전부터 출산과정이 담긴 비디오를 보고도 임신생각이 싹 사라졌었지만 막상 진짜로 임신을 해보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끔찍한 경험이었다. 입덧이 심해서 뭘 먹어도 토할 것 같고, 누우나 서나 울렁울렁, 100m 걷기도 힘들고 계단은 도저히 걸어 올라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물먹어도 속 울렁거린다. 정말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 그나마 찾은게 간 안된 아몬드, 땅콩이다. 절대 다시는 임신 안할거다. 평소에는 지하철에 임산부들 몇명 타지도 않는데 굳이 임산부 지정석이 있어야 하나? 싶었는데 정말 초기 임산부들에게 너무 필요하다. 앞으로는 핑크색 좌석 꼭 비워둘거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나라 법이 뭐라고 내 선택을 좌우하나. 늬들이 낳아주고 길러주는거 아니지 않냐. 임신도 내 선택, 낙태도 내 선택이다. 절대 나쁜일, 죄악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낙태에 대해 어떻게 반응 했습니까?
Supportive. 남자친구도 결정을 완전히 존중해줬고 과정내내 옆에 있어줬습니다.